리츠는 올 상반기 증시가 약세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았다. 리츠는 투자자들의 투자금과 은행 대출 등으로 오피스·백화점·물류창고 등을 매입한 뒤 임대료와 시세차익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임대 수입으로 안정적인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주가 변동성이 작아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면서 6월부터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리츠들이 자금조달을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도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희석시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한다. SK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등은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미래에셋글로벌리츠는 지난 2일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계획했던 4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물가상승세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주요 리츠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 리츠 TOP10 지수’는 7월 1일 1041.92에서 7월 25일 976.28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26일 1028.24까지 회복했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줄면서 리츠 주가가 정상화하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며 “유상증자 관련 이슈가 대부분 마무리된 것도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올자산운용은 ‘다올물류리츠’를, 신한자산운용은 ‘로지스밸리신한리츠’를 올 하반기 상장시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신자산신탁은 선진국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대신글로벌코어리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생명보험사들도 리츠 상장에 뛰어들었다.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은 내년 상반기 각각 한화리츠, 삼성리츠 상장을 추진한다. 한화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을 자산관리회사(AMC)로 활용해 리츠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우 2001년 보험사들이 보유한 자산을 유동화해 일본 최대 리츠가 탄생했고, 이는 초창기 일본 리츠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졌다”며 “보험사는 오랜 기간 양질의 오피스에 투자하고 보유해왔기 때문에 리츠 상장 시 국내 리츠 시장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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